KIA 우완투수 한승혁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실전 첫 선발투수로 나선다.

한승혁은 11일 오키나와현 우라소에 시영구장에서 열리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한다. KIA는 이날부터 스프링캠프 대외 실전에 돌입한다. 첫 경기에 한승혁이 선발투수로 나서 2~3이닝 정도 소화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발투수를 꿈꾸는 한승혁에게는 중요한 첫 걸음이다.

한승혁은 작년 데뷔 이후 가장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개막은 불펜에서 시작했지만 곧바로 선발투수로 발탁을 받았다. 21경기에 출전해 7승3패, 평균자책점 5.83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로 19경기에 등판했다. 가장 많은 88이닝을 던졌고 5점대 평균자책점도 처음이었다. 연봉도 8500만 원으로 올렸다.

완전한 선발투수는 아니었다. KT에게는 5승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2.33의 극강이었으나 키움(19.29)과 두산(14.00)에게 너무 약했다. 예전에 비해 줄였지만, 여전히 9이닝당 볼넷은 4.5개로 많았고 폭투는 16개를 범했다. 퀄리티스타트는 4회, 이닝당 출루허용율 1.69, 피안타율 2할9푼8리였다. 그래도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해 포스트시즌행을 이끌었다.

분명한 것은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작년 시즌 절반만 어필했다면 올해는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2019 KIA 선발진은 양현종, 제이콥 터너, 조 윌랜드 3명 만 확정됐다. 나머지 두 자리는 주인이 없다. 선발후보였던 윤석민이 어깨회복이 더뎌 조기 귀국했다. 그만큼 한승혁에게는 기회의 문이 커졌다.

관건은 작년을 뛰어넘는 진화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승혁은 데뷔 이후 줄곧 150km가 넘는 위력적인 직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변화구 활용도가 낮아 완급투구가 미흡했다. 결국은 주무기인 포크에 슬라이더, 커브를 자기가 던지고 싶은 표적에 적중시키는 제구력이 과제이다. 6이닝을 버틸 수 있는 체력 안배도 중요하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대목이다.

한승혁은 올해로 벌써 데뷔 9년 차이다.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중견급 투수이다. 이제는 주축 투수의 활약을 주문받는 경력이 됐다. 대외 실전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낙점한 배경에도 코치진의 기대감이 투영되어 있다. 첫 풀타임 선발을 목표로 삼은 한승혁의 도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