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불펜을 자랑했던 SK 와이번스의 불펜진에 약간의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치열한 접전을 치르면서 쌓인 피로도가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SK는 4월 30일 인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서 5대15로 패했다. 5회까지 1-1로 팽팽히 맞섰지만 6회부터 대거 안타를 맞으며 대량실점을 해 패했다. 선발 브록 다익손은 5회까지 4안타 무4사구 1실점의 호투를 했다. 하지만 6회초에 나온 서진용이 나오자마자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4안타와 1볼넷을 내주면서 급격히 승부의 추가 키움쪽으로 기울었다. 전날까지 평균자책점 1.20의 호투를 펼쳤던 서진용이라 키움의 상위타선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올렸지만 실패. 6회말 SK 타선이 4점을 뽑아 5-7로 따라붙자 7회초엔 김택형을 올렸지만 김택형도 3점을 주며 무너졌고, 더이상 추격할 수 없었다. 15실점은 SK의 올시즌 최다실점.

SK가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불펜 소모가 많았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타선이 터지지 않다보니 마운드로 막아서 이긴 경우가 많았다.

SK염경엽 감독과 손 혁 투수코치는 불펜 투수들의 등판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하재훈의 경우 아직 연투를 시키지 않는다. 하재훈이 나왔으면 하는 상황에서 전날 투구수가 적었다고 해도 내보내지 않는다. 서진용이 17경기로 팀내 최다 경기 등판인데 이는 롯데 고효준(18경기)보다 1경기 적고, 구승민(롯데) 고영창(KIA) 이형범(두산) 등과 같다. 김태훈과 하재후이 15경기에 등판했고, 김택형은 13경기에 나왔다. 팀이 31경기 중 20승1무10패를 기록했으니 필승조가 많이 등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등판 횟수를 보면 다른 팀의 필승조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 하지만 그 강도가 다르다. SK는 31경기 중 3점차 이내의 경기를 무려 24번이나 치렀다. 연장전도 5번으로 롯데와 함께 가장 많이 경험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3점차 이내 경기를 16∼18경기 정도 치렀다. KT가 21번으로 두번째.

그만큼 치열한 접전을 많이 펼쳤고, 불펜진의 좋은 피칭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았지만 그만큼 불펜진에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러한 불펜진의 피로도를 풀어주기 위해선 타선의 힘이 꼭 필요하다. 넉넉한 점수차로 이기면서 불펜진이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 SK는 30일 키움전에서도 8안타를 기록했다. 5경기 연속 한자릿수 안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