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프로야구 통산 132승을 올린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과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5일 현재 양현종과 김광현이 쌓아 올린 개인 통산 승수는 총 132승. 배영수(138승·두산), 윤성환(134·삼성)에 이어 현역 투수 최다승 공동 3위다. 129승을 올린 장원준(두산)이 4위.

김광현은 지난 1일 KIA전에서 시즌 13승(3패)을 따내며 통산 132승 고지에 먼저 올랐다. 당시 131승을 거둔 양현종을 제치고 단독 3위에 올랐으나 사흘 뒤인 4일 양현종이 곧바로 승리를 챙겼다. 양현종은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통산 132승을 장식했다.

양현종은 9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았고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 막았다. 안타는 단 2개를 허용했고 볼넷은 없었다. 팀이 1-0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12승(8패)을 수확, 개인 통산 3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양현종이 완봉승을 거둔 건 2015년 6월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1522일 만이며, 무사사구 완봉승은 개인 첫 번째다. KBO리그 전체로 보면 시즌 3번째이자 통산 131번째 무사사구 완봉승이다.

2007년 나란히 프로야구에 데뷔해 KIA와 SK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난 두 선수는 올해에도 팀의 에이스로서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다승 부문에서 김광현은 3위(13승), 양현종은 4위(12승)에 자리하고 있다. 다승 1~2위에 오른 외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두산·16승), 앙헬 산체스(SK·14승)를 제외하면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다.

평균자책점 또한 토종 투수 중 가장 낮다. 김광현은 2.58, 양현종은 2.73이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8명인데 이 중 토종 투수는 김광현과 양현종 둘 뿐이다.

고무적인건 두 선수 모두 시즌이 무르익을 수록 피칭이 날카롭게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현종은 5월까지 출전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04로 부진했으나 5월 이후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4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광현 역시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을 2.93에서 2.20으로 낮추며 시간이 지날수록 제구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SK와 KIA는 오는 15일~16일 광주, 24~25일 문학에서 두 차례 2연전을 통해 맞붙는다. 다만 김광현과 양현종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두 선수 모두 후반기 첫 경기에 1선발로 나서 맞대결 가능성이 커졌지만 지난달 26일 KIA-두산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순번이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