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 16강 '교포 엄친딸'… 아빠는 "취직이나 했으면"
- 출처:조선일보|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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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웬 고생인지. 우리 딸 더 새카매지겠네."
1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안동환(60)씨는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첫날 경기를 팔짱 끼고 봤다. 안씨의 딸 크리스티(27·한국명 안혜림·93위)는 티메아 바친스키(30·스위스·94위)와 32강전을 치르고 있었다. 크리스티가 56분 만에 2대0(6-0 6-0) 압승을 거뒀다.
아버지는 여전히 시큰둥했다. "우리 집안은 의사·회계사 등 전문직이 많고 운동 선수는 쟤밖에 없어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 야마구치에게 반해 딸 이름을 ‘크리스티‘로 지었는데, 진짜 운동선수가 될 줄이야. 하루빨리 테니스 관두고 취직했으면 좋겠어요. 워낙 똘똘하고 활기찬 애라 회사 가면 금방 임원 될 거예요."
◇‘청개구리 테니스‘ 크리스티 안
크리스티는 이달 초 US오픈에서 여자 단식 16강에 올라 주목받았다. 한국(계) 여자 선수로는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세계 랭킹도 93위까지 올랐다. 2008년 당시 최연소(16세) 나이로 US오픈 본선 무대를 밟은 지 11년 만에 이룬 쾌거다.
왜 11년이 걸렸을까.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와 일가를 이룬 뉴저지 안씨 집안이 ‘공부 우선‘을 강조한 까닭이다. 크리스티는 여덟 살에 라켓을 처음 잡았다. 취미로 시작했기에 레슨은 주말에만 받았다. 그런데도 주니어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아버지는 테니스 아카데미 유학을 한때 고민하다가 독기 어린 얼굴로 기계처럼 훈련하는 소녀들을 보고선 "프로 선수는 절대 안 시킨다"고 마음을 굳혔다.
2015년 다시 고비가 왔다. 크리스티는 애플·구글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이나 뉴욕 월가로 떠나는 대학 동기들과 달리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녔으니 아버지가 3년만 지원해달라"고 했다. 부녀는 2017년 말까지 성적이 안 나면 선수 생활을 접기로 합의했다. 딸은 세계 랭킹 200위권을 전전했고, 아버지는 "이력서 준비해라"고 알렸다. 공교롭게 그때부터 크리스티가 승수를 급격히 쌓았고, 자력으로 투어를 뛸 만큼 상금도 모으더니 기어이 올해 US오픈에서 빛을 냈다.
◇"테니스로 선입견 깨겠다"
크리스티는 "스탠퍼드대 나와서 왜 선수 생활 하느냐는 질문을 숱하게 들었다"면서 "아시아인은 좋은 학교 나와 좋은 직장 얻어 결혼하는 것에만 관심 있다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US오픈 기간엔 "당신을 보며 부모님 반대를 뚫고 꿈대로 살 용기를 얻었다"는 아시아계 청소년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아 기뻤다고도 했다.
크리스티는 "테니스는 체력과 정신력 둘 다 강해야 잘하는 운동"이라며 "코트에서 쌓은 경험치를 높이로 환산한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능가할 것이다. 이런 내가 좋다"고 말했다.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테니스도 퍼즐 풀듯이 한다.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상대의 빈 공간을 노리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평범한 체격(키 165㎝)을 극복한다. 말솜씨도 논리정연해 WTA 선수협의회 임원으로도 활동한다.
한국에서 추석 쇨 겸 딸의 투어에 오랜만에 동행했다는 아버지는 "결과는 전혀 상관없으니 안 다치기만 바란다"고 했다. "빨리 시집보내야 하는데. 이런 새카만 딸을 누가 데려갈까요." 아버지의 배부른 잔소리 속에서 딸은 16강전을 준비하러 갔다.
1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안동환(60)씨는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첫날 경기를 팔짱 끼고 봤다. 안씨의 딸 크리스티(27·한국명 안혜림·93위)는 티메아 바친스키(30·스위스·94위)와 32강전을 치르고 있었다. 크리스티가 56분 만에 2대0(6-0 6-0) 압승을 거뒀다.
아버지는 여전히 시큰둥했다. "우리 집안은 의사·회계사 등 전문직이 많고 운동 선수는 쟤밖에 없어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 야마구치에게 반해 딸 이름을 ‘크리스티‘로 지었는데, 진짜 운동선수가 될 줄이야. 하루빨리 테니스 관두고 취직했으면 좋겠어요. 워낙 똘똘하고 활기찬 애라 회사 가면 금방 임원 될 거예요."
◇‘청개구리 테니스‘ 크리스티 안
크리스티는 이달 초 US오픈에서 여자 단식 16강에 올라 주목받았다. 한국(계) 여자 선수로는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세계 랭킹도 93위까지 올랐다. 2008년 당시 최연소(16세) 나이로 US오픈 본선 무대를 밟은 지 11년 만에 이룬 쾌거다.
왜 11년이 걸렸을까.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와 일가를 이룬 뉴저지 안씨 집안이 ‘공부 우선‘을 강조한 까닭이다. 크리스티는 여덟 살에 라켓을 처음 잡았다. 취미로 시작했기에 레슨은 주말에만 받았다. 그런데도 주니어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아버지는 테니스 아카데미 유학을 한때 고민하다가 독기 어린 얼굴로 기계처럼 훈련하는 소녀들을 보고선 "프로 선수는 절대 안 시킨다"고 마음을 굳혔다.

2015년 다시 고비가 왔다. 크리스티는 애플·구글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이나 뉴욕 월가로 떠나는 대학 동기들과 달리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녔으니 아버지가 3년만 지원해달라"고 했다. 부녀는 2017년 말까지 성적이 안 나면 선수 생활을 접기로 합의했다. 딸은 세계 랭킹 200위권을 전전했고, 아버지는 "이력서 준비해라"고 알렸다. 공교롭게 그때부터 크리스티가 승수를 급격히 쌓았고, 자력으로 투어를 뛸 만큼 상금도 모으더니 기어이 올해 US오픈에서 빛을 냈다.
◇"테니스로 선입견 깨겠다"
크리스티는 "스탠퍼드대 나와서 왜 선수 생활 하느냐는 질문을 숱하게 들었다"면서 "아시아인은 좋은 학교 나와 좋은 직장 얻어 결혼하는 것에만 관심 있다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US오픈 기간엔 "당신을 보며 부모님 반대를 뚫고 꿈대로 살 용기를 얻었다"는 아시아계 청소년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아 기뻤다고도 했다.
크리스티는 "테니스는 체력과 정신력 둘 다 강해야 잘하는 운동"이라며 "코트에서 쌓은 경험치를 높이로 환산한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능가할 것이다. 이런 내가 좋다"고 말했다.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테니스도 퍼즐 풀듯이 한다.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상대의 빈 공간을 노리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평범한 체격(키 165㎝)을 극복한다. 말솜씨도 논리정연해 WTA 선수협의회 임원으로도 활동한다.
한국에서 추석 쇨 겸 딸의 투어에 오랜만에 동행했다는 아버지는 "결과는 전혀 상관없으니 안 다치기만 바란다"고 했다. "빨리 시집보내야 하는데. 이런 새카만 딸을 누가 데려갈까요." 아버지의 배부른 잔소리 속에서 딸은 16강전을 준비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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