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사이드암스로 정우영이 올해도 불펜 필승조로 활약한다.

정우영은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뒤 선발로 보직을 바꾸겠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의 승인을 받은 뒤 최일언 투수코치와 상의해 훈련 방법과 일정을 논의했다. 그러나 전지훈련을 앞두고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아 피칭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단 선발 도전은 멈춰선 상태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셋업맨으로 4승6패, 1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다. LG가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에는 정우영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정우영이 올해도 같은 위치에서 셋업맨 역할을 수행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정우영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선수 개인의 심정도 헤아려줘야 한다. 정우영의 선발 전환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나 부상이 그의 행보를 가로막았다. 정우영은 지난해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오른쪽 어깨 염증 증세로 한 달 가까이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어깨 보호에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부터 어깨에 불편함이 느껴졌다. 선발로 던지기 위해서는 투구수를 100개까지 끌어올려야 하는데, 어깨가 좋지 않으니 많은 공을 던지기 힘들었다. 정우영은 전훈 연습경기에 등판하지 않았고, 불펜피칭도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무리해서는 절대 안되기 때문에 선발 전환 계획은 백지화됐다.

류 감독은 "우영이는 연습경기에 안나갔다. 선발을 하려면 100개를 던져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올해도 불펜에서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작년 선발로 던졌던 친구들이 대거 빠져 임찬규와 송은범 쪽으로 (4,5선발을)생각하고 있다. 우영이는 일단 불펜에서 던지겠지만, 얼마든지 선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안정적이다. 여기에 경험이 풍부한 임찬규와 송은범을 시즌 초 로테이션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변수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 부상을 입거나 선발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경우 대체 자원으로 정우영이 포함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욕심을 낼 이유는 없다. 정우영은 고우석과 함께 LG가 자랑하는 핵심 필승조이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4위를 차지한 LG는 올해 구단 창립 30주년을 맞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불펜진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정우영의 위치를 무리하게 바꾸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