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우승한 우리은행… "마냥 좋지는 않네요"
출처:조선일보|2020-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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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승 축하합니다! 하나 둘 셋!"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2019-2020시즌 우승을 확정 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결승전을 치른 코트 위가 아니라, 함께 저녁을 먹은 음식점 앞에서.

우리은행 선수와 코치진, 구단 직원 등 30여명은 20일 저녁 서울 중구의 한 호텔 뷔페에서 축하연을 열었다. 22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르샨다 그레이(27)의 환송회도 겸했다. 남자 친구와 함께 보랏빛 한복을 차려입고 온 그레이는 "함께 고생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됐다. 지금까지 뛰었던 팀 중 가장 좋은 팀이고, 정말 많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위성우(49) 감독과 주장 박혜진(30)이 함께 케이크 커팅을 했고, 선수들이 "고생했다"고 서로 격려하며 박수를 보냈다. 선수단이 모였다가 해산하는 데에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승 사진은 보통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에서 찍는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장위동 체육관에서 훈련하던 중 갑작스레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돼 그럴 겨를이 없었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남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재 순위 기준으로 리그를 종료했다.

정규리그는 전체 90경기 중 8경기, 팀당 2~3경기를 남겨둔 상태였다. 정규리그 우승은 현재 21승 6패로 1위인 우리은행에 돌아갔고,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도 현재 순위를 기준으로 진행된다. WKBL은 챔피언 결정전 상금을 코로나 극복 성금으로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구단 내부에선 챔피언전 우승에 준해서 똑같이 대우할 생각이며, 우승 반지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떨결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위성우 감독은 20일 오전 사실을 전해 듣고 연신 ‘허허‘ 웃으면서도 "기분이 마냥 좋진 않다. 시원섭섭하고 허탈하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잘 결정한 것 같다. 그래도 코트 위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면 선수들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은 통산 12번째다.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6연속 통합 우승하며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2018-2019시즌엔 2위에 머물렀고, 플레이오프에서 져 챔피언전 진출에 실패했다.

위 감독은 "시즌 시작 전 ‘꼴찌를 하진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챔피언 결정전 진출 실패의 충격에다 팀의 기둥이던 임영희(40·현 우리은행 코치)가 은퇴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무너지지 않았다. 베테랑 대열에 합류한 박혜진이 중심을 잡았고 김소니아(27), 최은실(26) 등도 고비마다 활약했다. 또 핵심 유망주로 꼽히는 183㎝ 가드 박지현(20)이 시즌 중반부터 제 몫을 다했다. 위 감독은 "시즌 시작 전 불안감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유지하게 했고, 선수단이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우리은행은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2)가 버틴 KB스타즈와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며 힘겨운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위 감독은 "지난 5일 KB와의 맞대결이 사실상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날 우리은행은 10점 차 안팎으로 뒤졌으나 4쿼터에 점수를 뒤집어 역전승을 거뒀고, 그 뒤 KB에 1.5게임 차 앞서 1위를 지켰다.

선수들은 우승 기분을 내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혜진은 "시즌을 앞두고 연습경기 결과가 너무 안 좋아서 많이 불안했는데,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뛰어줘 1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한편으론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자력 우승이었는데 이렇게 중간에 끝나 아쉽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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