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d 스포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리라’… 눈물로 피운 꽃
- 출처:국민일보|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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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LPGA 2승 박현경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박현경(20)은 루키 시즌인 지난해에 유독 많은 좌절을 겪었다. 우승은 번번이 박현경을 외면했다. ‘27전 무승.’ 루키 시즌 성적표에 ‘1승’을 새기지 못한 박현경에게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 도전은 언감생심이었다. 그해 신인왕은 조아연(20)에게 돌아갔다. 조아연을 포함한 2000년생 동갑내기 동기들은 같은 시즌에 연일 승전보를 띄우며 ‘돌풍의 신인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현경은 이 빛을 함께 받지 못했다. 팬에게 보답하지 못하는 기분이 싫었고, 동기들과 비교를 당하는 것만 같은 주변의 시선이 야속했다.
이런 박현경이 올해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20개 대회 가운데 11회를 마치고 1개월의 휴식기에 들어간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박현경은 유일하게 2승을 수확하고 상금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박현경이 지금까지 누적한 총상금은 4억6335만원. 지금까지 4억원대 상금을 쌓은 선수는 박현경과 김효주(25)·박민지(22)뿐이다. 올 초에 100위 안팎을 전전하던 박현경의 세계 랭킹은 이제 32위까지 상승했다. 박현경을 빼놓고는 올 시즌 상반기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무엇이 박현경을 바꿔놓았을까.
박현경은 1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는 성경 말씀(마태복음 20장 16절)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지난 16일 KLPGA 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을 10위로 마친 뒤 경기도 용인 수원컨트리클럽에서 훈련하며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최근 재확산에 따라 전화통화로 이뤄졌다.
박현경은 루키 시즌을 끝낸 지난해 겨울부터 맹훈련에 돌입했다고 한다. ‘명강사’로 이름난 남자골퍼 이시우(39)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시우 프로에게 지도를 받고 스윙의 정교함을 높였다. 중심축을 교정하면서 불안정했던 균형을 바로잡았다”며 “지난 겨울에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그 결실이 올해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박현경의 기량을 끌어올린 ‘코치’가 이시우라면, 정신력을 불어 넣은 ‘스승’은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이다. 박현경은 “(고)진영이 언니가 큰 도움을 줬다. 1개월을 조금 넘는 동계훈련 기간 동안 함께 지내면서 많은 조언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박현경에게 ‘우승하지 말라’는 말로 긴장감을 풀어 줬고,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다’면서 잠재력을 끌어냈다. 박현경은 “진영이 언니가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는 성경 말씀을 인용해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그 말씀을 지금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프로골퍼인 아버지 박세수(51)씨는 필드에서 딸의 골프가방을 들고 동행하며 코스 전략을 논의하고 필요할 땐 샷과 퍼트도 점검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박현경은 “경기가 잘 풀리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아버지는 가장 든든하게 옆을 지키고 있다”라며 “다른 캐디와 함께 하면 이렇게까지 든든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선수 출신이어서 실수를 저지를 때 바로잡는 역할도 해 준다”고 말했다.
좋은 지도자와 캐디를 주변에 둔 덕일까. 박현경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뚫고 세계 프로골프에서 가장 빠른 재개 대회로 펼쳐진 지난 5월 17일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기세를 잡은 박현경은 지난달 13일 폐막한 KLPGA 투어 신설 대회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2승을 내달렸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에 건너가지 못한 고진영·박성현(27)·박인비(32) 같은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몰려든 올 상반기 KLPGA 투어에서 박현경은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두 차례나 점령하고 다승·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71.49타였던 박현경의 평균 타수는 올 시즌에 70.33타로 줄었다. 평균 타수는 선수들이 시즌을 완주할 때 투어 1위에 도전하는 주요 경쟁 부문 지표다. 박현경의 현재 평균 타수는 투어 12위에 해당한다. 박현경은 “60타대 진입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평균 타수 60타대 안에서는 1위 경쟁도 가능하다. 최혜진(21)이 지난 시즌 투어 내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하면서 쓴 기록은 70.46타다. 박현경의 평균 퍼팅은 올 시즌 29.73타로 8위에 랭크돼 있다. 30타대였던 지난해보다 줄었다. 박현경은 “올 하반기에 평균 퍼팅 29타대 유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KLPGA 투어는 다음달 18일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하반기에 들어간다. 세계 톱랭커인 한국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복귀할 KLPGA 투어의 하반기 리더보드는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박현경은 지난겨울과 마찬가지로 휴식기를 훈련으로 보낼 계획을 세웠다.
박현경은 “약 4주의 휴식기를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웠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당 3~4일씩 체력훈련에 임하고, 스윙을 포함한 기술적인 약점들도 개선할 계획”이라면서도 “9월 초에 1박2일 일정으로 가장 친한 선수 두 명과 국내 여행도 준비하고 있다”며 웃었다.
박현경은 올 시즌 하반기의 목표로 꾸준한 ‘톱10’ 진입을 꼽았다. 그는 “우승하고 싶다고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난해의 뼈저린 경험으로 알게 됐다. 결국 인내하고 도전하는 꾸준함이 성적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선배들도 조언해 줬다”며 “올 시즌에 두 차례 우승했지만, 기복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가올 하반기 대회에서 꾸준하게 ‘톱10’에 진입하고 싶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올여름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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