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된 '빙상 레전드' 박승희 "새로운 도전 주저하지 말길"
- 출처:연합뉴스|202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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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박승희(28)는 선수로서 많은 영광을 누렸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1,000m와 여자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여자 1,000m, 3,000m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동양인 취약 종목으로 꼽히는 여자 50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쇼트트랙에서 모든 목표를 이룬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뒤 후회 없이 빙상계를 떠났다.
은퇴 후 박승희의 행보는 다른 이들과 달랐다.
선수 시절 거침없이 종목 전향을 하고 은퇴를 결정했던 것처럼 새로운 영역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그는 평소 관심을 두던 디자인 공부에 몰두한 뒤 패션 학교 교육과정을 밟았다.
길진 않았지만, 영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안목을 키우기도 했다.
박승희는 16일 통화에서 "선수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보통 많은 체육인은 선수-지도자의 길을 걷는데, 좀 다른 길을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호령하던 박승희였지만, 빙상장 밖의 세상은 쉽지 않았다.
박승희는 "디자인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엔 미지의 영역이라 두려움이 매우 컸다"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뒤, 예상대로 쉽지 않은 과정이더라"라며 살짝 웃었다.
그는 "브랜드를 론칭하기까지 약 1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며 "너무 힘들어서 무기력증까지 경험했다"고 밝혔다.
선수 때와는 다른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박승희는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
그는 "선수 시절 키웠던 인내심과 끈질김이 제2의 인생에서도 큰 힘이 되더라"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심어줬다"고 말했다.
아직은 ‘성공한‘ 사업가가 되진 않았지만, 박승희는 제2의 인생을 만족하는 듯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 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지만, 여유가 조금 생기면 어린 학생들을 위한 지도 활동을 펼치거나 해설위원 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수많은 후배를 향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박승희는 "많은 선수는 젊은 나이에 은퇴의 길을 걷는다"며 "후배들도 은퇴 후의 길이 하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평소 자기가 원하던 일을 다시 도전하고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승희는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58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 및 2020 체육발전유공자 포상 전수식에서 체육발전유공 청룡장을 받았다. 5종류의 체육훈장 중 최고 상위 등급의 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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