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2루수 최주환의 주력을 언급하며 “자기 발을 알고 뛰어야지, 자기가 정수빈인 줄 안다”는 농담을 했다. 감독이 인정하는 빠른 발의 대명사 정수빈(30·두산)이 빠른 발로 만드는 3루타 부문의 대기록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정수빈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 롯데전에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가 모두 3루타였다.

정수빈은 0-0이던 1회 3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호세 페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 때 홈에 들어오며 팀의 선취점을 올렸다. 정수빈은 1-0의 아슬아슬한 리드가 이어지던 3회 1사 후 또 한 번 3루타를 터트려 다음 타자 최주환의 적시타 때 또 득점했다. 두산은 정수빈이 만든 2점을 지켜 2-1로 승리했다.

3루타는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에 빠른 발이 더해질 때 나온다. 운도 따라줘야하기 때문에 홈런보다 더 치기 어려운 안타이기도 하다. 올해 KBO리그에서 홈런은 24일 기준 총 1325개, 2루타는 2274개가 있었으나 3루타는 181개에 불과하다.

통산 3루타 부문에서 정수빈은 현역 선수 중 가장 앞서가고 있다. 한 시즌 최대 32도루(2014년)까지 기록했던 빠른 발과 주루 감각을 자랑하며 통산 65개의 3루타를 쳤다. 현역 2위는 54개를 친 김주찬(39·KIA), 공동 3위는 53개를 친 이용규(35·한화), 박해민(30·삼성)이다.

통산 3루타 기록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정수빈은 통산 3루타 역대 1위(100개)인 전준호 NC 코치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다.

전 코치는 19시즌 동안 100개를 생산했으므로 한 시즌당 5.26개의 3루타를 친 셈인데 페이스는 정수빈이 조금 더 빠르다. 정수빈은 시즌당 5.91개의 3루타를 치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6시즌을 더 뛰면 전 코치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물론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지속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정수빈은 롯데전의 3루타 2개로 개인 통산 1000안타를 달성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정수빈은 “프로 첫 안타를 치던 날만 해도 내가 1000안타를 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들을 만나서 1000안타를 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