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사로 잡은 ‘몽골 슈터’ 이근휘 “태극마크를 향해!”
출처:KBS|202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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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남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번째로 단상에 오른 KCC 전창진 감독은 이근휘를 호명했다.

이근휘는 마산고를 거쳐 한양대 3학년에 재학 중인 키 188cm 포워드다. 졸업 전 조기 프로행을 택했고, 당당히 1라운드에서 깐깐한 전창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근휘는 "너무 떨렸고, 너무 행복했다. 단상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근휘는 대학 시절 전창진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전 감독이 사령탑 취임 전인 지난해 초, KCC 기술고문 자격으로 대학리그 경기를 관전한 날이었다.

당시 한양대는 아쉽게 한 점 차로 졌지만 이근휘의 존재를 알렸다. 전 감독은 KBS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한양대-경희대 경기였다. 이근휘 슛이 대학 수준 이상이었다"고 기억했다.

올해 선발된 신인 선수들은 이번 시즌 17번째 경기부터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다. KCC는 당장 오늘(5일) 삼성과의 원정 경기부터 신인 선수를 투입할 수 있다.

슛 하나로 전창진 감독을 사로잡은 이근휘지만 당분간 2부리그인 D리그에서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KCC가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주전의 장벽이 높다. 당장 실전에 투입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전 감독은 "몸 상태는 괜찮은데 우리팀 패턴에 적응해야 한다. 1군 연습에 투입해 봤는데 신인들이 아직까지는 그냥 서 있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근휘는 공격이 움직이는 길을 알아야 한다. 더 연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근휘는 얼마 전까지 몽골 이름 ‘히시게 벌드수흐‘로 불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에 먼저 온 어머니와 함께 살기 위해 입국했던 이근휘는 지난해 8월 진짜 한국 사람이 됐다.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귀화를 택한 것이다.

고등학교 때 귀화 시험을 통과했고, 몇 년을 기다린 끝에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었다. 가족 중 1대 귀화자는 군대도 면제다. 그래서 올해로 벌써 ‘민방위 2년 차‘다.

이근휘가 농구를 시작한 것은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다. 처음 한국에 와 초등학교에 입학하려고 알아봤더니 외국인은 받을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단, 특기생은 예외라고 해 농구부가 있는 창원 사화초등학교에 다니게 됐다.




다행히 몽골에서도 길거리 농구를 즐겼다.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도, 잘하는 것도 농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로 선수를 꿈꾸게 됐다.

이근휘는 지난 2일 DB와의 D리그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13분 여를 뛰면서 불과 2득점으로 부진했다. 몽골 이름인 ‘벌드수흐‘는 ‘강한 도끼‘라는 뜻. 정작 이름에 걸맞지 않게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이근휘는 "원래 적극적이지 못하고 내성적이다. 형들이 벤치에서 편하게 하라고 하는데도 눈치가 보여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멀리 내다보고 한 걸음씩 천천히 가겠다는 각오다. 당장 1군에 뛰고 싶다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서 제대로 뛰겠다는 생각이다. 입단 직후 "열심히 해라. 성실한 선수가 돼라"는 전창진 감독의 조언을 되새긴다.

롤 모델은 LG 조성민과 팀 선배 이정현이다. 국가대표 슈터였던 조성민, 한국 농구의 대표 스타인 이정현을 닮고 싶다는 각오다. 이근휘는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 선수다. 형들처럼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다짐했다.

‘진짜 한국인‘ 이근휘의 ‘코리안 드림‘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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