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토종 선발 로테이션이 또다시 개편됐다. 개막 로테이션 멤버였던 유희관(35)이 탈락하고 보상선수로 온 박정수(25)가 그 자리에 들어간다. 국내 선발투수들의 부진에 발목 잡혔던 두산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3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유희관과 윤명준, 김민규, 오명진 등 4명을 1군 엔트리에서 일제히 말소했다. 이 가운데 가장 시선을 끄는 인물은 역시 좌완 선발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말소 전날인 29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6안타(1홈런) 1볼넷 5실점 후 강판됐다. 1회 2실점한 유희관은 2회에도 무사 1·2루를 자초하고 박해민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김민규에게 공을 넘겼다.

유희관이 대량 실점 후 일찍 교체되는 경기는 처음이 아니다. 시즌 첫 등판인 4월9일 한화전에서 4.2이닝 6실점한 것을 포함해 4월 4경기에서 15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반면 점수는 16점을 내줬다. 월간 평균자책이 9.60까지 치솟았다.

5월2일 SSG전(5이닝 2실점), 9일 KIA전(6이닝 무실점)에서 승리를 따내 안정감을 되찾는 듯했지만 다시 부진한 투구가 이어졌다. 유희관은 올 시즌 8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 8.45에 그쳤다. 선발이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한 탓에 최종 결과도 좋지 않았다. 유희관이 등판한 8경기에서 두산은 2승6패를 기록했다.

올해 두산은 최원준, 유희관, 이영하 등 3명의 토종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살아남은 자는 선발 2년차인 최원준뿐이다. 최원준은 5승 무패, 평균자책 2.68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영건 이영하는 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 11.40을 기록하고 4월26일 2군에 내려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베테랑 유희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줬으나 유희관은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영하 자리에 곽빈을 투입한 김 감독은 유희관의 대체 선발로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NC)의 보상선수 박정수를 선택했다. 박정수는 올 시즌 NC에서 3경기에 선발 등판해 3.94의 평균자책으로 3승을 쓸어 담았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구원 등판한 29일 삼성전에선 1이닝 2안타 1실점을 기록했는데, “공 자체는 괜찮았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다.

두산은 31일 현재 24승21패를 수확하고 NC와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반 순위 싸움이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긴 했으나 1위 SSG의 경우 승패 마진을 9경기(27승18패)까지 벌리며 독주할 채비를 하고 있다. 두산이 5강에 안착하려면 승수를 부지런히 쌓아야 한다.

김 감독은 “6월부터는 어느 정도 승수를 쌓으면서 올라가야 시즌 막바지에 (우승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재정비된 선발 로테이션이 상승세의 동력이 되어주기를 두산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