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도 답답할 텐데, 김도영은.." 김종국의 빠른 인정, 슈퍼루키는 이겨낼까
- 출처:스포티비뉴스|202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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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5일부터 7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한화와 주중 3연전을 모두 잡고 개막 2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그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바로 ‘슈퍼루키’라는 호칭을 받으며 입단한 고졸 내야수 김도영(19)이었다.
시범경기 타격왕(.432)에 오르며 완벽한 출발을 알린 김도영이었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오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김도영의 스타일을 파악한 상대 팀이 좀처럼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당시처럼 공격적인 스윙으로 맞대응했지만, 무안타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리적으로 쫓기는 모습까지 보여주기 시작했다. 팬들을 흥분시킨 당찬 스윙이 사라지고, 뭔가 망설이는 듯한 어정쩡한 스윙이 속출했다.
이것에도, 저것에도 타이밍이 맞지 않는 총체적 난국으로 흘러간 결과 정규시즌 성적은 17타수 무안타까지 추락했다. 김도영을 개막 리드오프로 활용하는 파격 결정을 내린 김종국 KIA 감독도 고심 끝에 자신의 전략을 조금 수정하기로 했다. 판단 착오를 빠르게 인정한 것이다. 한 번 결정한 것에 조금 더 고집을 부려볼 만도 한데, 무엇보다 선수를 위해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주중 3연전부터는 타순도 조정하고, 그마저도 안 되자 8일 인천 SSG전에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빼버렸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은 한 템포 쉬는 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동도 했었고, 조금 더 떨어져 선배들을 한 번 보면서 느끼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였다.
느끼는 중압감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최고의 기대를 받으며 입단했고, 시범경기 성적을 통해 그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을 수 없는 상황에서 1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으니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자꾸 뒤로 숨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김 감독도 어린 선수의 마음이 더 다치기 전 쉴 타이밍을 주는 게 맞는다고 봤다.
김 감독은 “나는 그 나이 때 큰 경기도 안 해봤고, 스포트라이트도 안 받아봐 심정을 잘 모르겠지만 엄청 힘들 것 같다. 아무리 멘탈이 좋은 선수라고 해도…”라면서 “2000안타를 넘게 친 손아섭도 얼마나 마음이 답답하겠나”고 했다. 손아섭도 7일까지 무안타로 침묵했다. 베테랑도 힘든 상황에서, 이제 갓 데뷔한 선수의 심정은 더 타들어갈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당분간 2군행은 없을 것임은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9일 인천 SSG전 선발 출격을 시사하는 대목에서 “김광현과 상대를 해봐야 한다. 거기서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타 하나가 나오면, 그것도 김광현이라는 걸출한 투수에게 뽑아내면 심리적인 부담을 덜고 오히려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선수들의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역시 기세다.
지금까지는 김도영이 그 기세를 스스로 찾아가길 바랐다. 그러나 이제는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도와주는 느낌도 든다. 조금 더 안타를 칠 확률이 높을 때, 그리고 그 안타 하나로 얻을 수 있는 자신감의 크기가 클 때 김도영을 투입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어쨌든 이 중압감은 김도영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 시즌은 길다. 여기서 2군에 가면 그간의 경험들이 그저 신기루로 사라질 수 있다. 김도영과 KIA 내야의 미래에 중요한 시기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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