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김서영 "연습보다 부진했던 올림픽, 이젠 잊고 다시 뛸 것"
- 출처:뉴스1|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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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28·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이 다시 뛴다. 기대를 모았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다소 부진했던 아픔이 있었지만, 덕분에 더 성숙해졌다. 이제 그는 새로운 각오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재도약을 노린다.
김서영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 혼영 금메달리스트이자 올림픽을 3차례 경험했던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이다.
그는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부 황선우(강원도청)와 함께 한국 남녀 수영의 새 기록을 쓸 주자로 큰 관심을 모았다.
아시안게임서 강력한 라이벌 오하시 유이(일본)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던 만큼, 해 왔던 대로만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너무 많은 부담이 탓인지, 정작 올림픽 무대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김서영은 메달이 기대됐던 도쿄 올림픽 여자 개인 혼영 200m 준결선에서 2분11초38를 기록, 상위 8명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서영의 개인 최고 기록인 2분08초34보다 한참 늦은 기록이었다. 심지어 금메달을 딴 유이도 2분10초77를 기록, 그의 최고 기록 이하였다. 물론 가정이지만 자신이 보유한 기록만큼만 물살을 갈랐어도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던 김서영으로선 더욱 아쉬움이 컸다.
올림픽 이후 김서영에겐 큰 변화가 있었다. 그는 최근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회 이후 한 동안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가졌다고 고백하는 한편, 다시 마음을 다잡아 다음 대회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서영은 "작년에 올림픽이 끝난 뒤 오랫동안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며 "도쿄 올림픽에서 기록을 깨는 걸 목표로 준비했고, 준비 과정도 좋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올림픽에선 연습할 때도 안 나오는 최악의 기록이 나왔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고 말했다.
긴 시간 열심히 준비했던 결과가 예상하지도 못했을 정도의 부진한 기록이었으니, 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상처가 얕진 않았다. 후유증도 있었다. 올림픽 이후 심적으로 힘들었고 수영도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김서영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훈련에 집중했다. 그러자 다시 성과가 따라왔다. 최근 막을 내린 한라배 수영대회에선 자유형 200m와 개인 혼영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서영은 "올해 들어서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생각을 바꿨다. 여유도 찾고, 새로운 마음을 갖고 나니 예전에 수영할 때보다 더 행복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책임감을 많이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즐기면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김서영은 더 단단해졌다.
그는 "초반에는 컨디션이 워낙 안 좋았다. 훈련을 한 날보다 못 한 날이 많았을 정도였다. 그래서 아직도 경기 체력이 완벽하게 올라오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 다시 열심히 훈련을 하면서, 남은 기간 어떤 방향으로 준비를 해야할 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게 됐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갖고 차분한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는 말했다.
최근 한국 수영은 간판 황선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반대로 이로 인해 조명을 많이 받지 못하는 김서영이 서운함 또는 부담감이 있지는 않은지 궁금했다.

김서영은 "서운함 마음은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황)선우가 잘 해서 한국 수영이 조금이라도 더 빛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뻤다"고 웃었다.
나아가 "선우를 향한 관심으로 더 많은 좋은 수영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들을 줬으면 한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아쉬운 도쿄 올림픽을 가슴에 묻은 그에겐 6월 세계선수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 올림픽 등 여전히 큰 대회들이 많이 남아 있다.
김서영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내 기록에 근접하게 가는 것으로만 목표를 잡고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더 욕심을 내고, 더 그럴싸한 목표를 내세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칫 높은 목표가 부담이자 덫이 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마음을 비웠다. 남은 대회에서 목표는 모두 새로운 기록을 깨기보다는 ‘개인 기록에 근접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노력하기‘다.
현재 그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대표팀 합숙 훈련을 진행 중이다.
김서영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서 팀 분위기가 새롭게 많이 바뀌었다. 모두들 한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팀의 젊은 유망주들에겐 올림픽을 3번이나 경험한 김서영은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존재다. 반면 ‘세대 차이‘도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김서영은 "젊은 친구들이 ‘동방신기‘도 모르더라. 그럴 수가 있나 싶었다"며 웃은 뒤 "내가 대표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경험 많았던 주장 오빠가 지금의 내 나이더라. 내가 그 나이까지 대표팀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충분한 재충전을 통해 그는 더욱 단단해졌다. 김서영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에 다부진 답을 내놨다.
그는 "나는 초반부터 기록이 잘 나왔던 선수가 아니다. 신체 조건이 좋은 편도 아니다. 하지만 계속 노력했더니 20대 중반부터 기록을 깨고 조금씩 결과를 얻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날 보면서 뒤따르는 한국 수영의 후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겐 큰 기쁨일 것"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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