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미·체? 체육을 왜 음악·미술과 묶나”
출처:한겨레|2022-09-15
인쇄


<한겨레>의 ‘학교체육, 숨구멍이 필요해’라는 기획 시리즈 취재 과정에서 많은 체육인을 만난다. 이들과 대화를 하면 체육에 대해 가졌던 편견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언어 습관으로 굳어진 음·미·체(음악 미술 체육) 개념이다.

대중 매체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예술과 체육 교과를 통으로 묶어 음·미·체라고 말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교육과정 총론의 과목 구분표를 보면 체육은 예술 교과인 음악, 미술과 구분돼 있고, 교과 제시 순서에서도 앞서 있다. 수업 시수에서도 체육이 음악과 미술보다 많다.

물론 이 순서에 우열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공을 내세운 과거 개발독재 시절 초등학교 과목 구분에 도덕이 가장 앞서 배치되고, 1950년대 초기 교과과정 수립 때 자연, 과학, 실과 등 실용학문이 중시된 것을 보면 과목에 시대 흐름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체육보다 앞서 위치했던 미술은 지금은 뒤에 있다.

음·미·체가 아니고 체·음·미(체육 음악 미술)라고 말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더 큰 계획이 있다. 음·미·체를 하나의 꾸러미로 묶는 것은 잘못이고, 이런 언어 사용 관행을 해체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체육, 음악, 미술이 음·미·체 식으로 묶일 논리적 근거는 없다. 한 체육학자는 “몸의 움직임이 수반되는 체육을 다른 학문과 굳이 묶는다면 수학이나 역학, 생리학이 더 어울린다. 음악과 미술과 같이 묶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언어 관행은 단순히 말로 끝나지 않고 현실을 구성하는 실천에 영향을 준다. 영국의 언어학자 노먼 페어클러프는 언어가 사람들의 세계관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는데, 이는 언어가 지닌 이념적, 표현적, 관계적 가치가 기득권 질서의 구축 등 사회적 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초등 1~2학년 체육은 1982년 4차 교육과정 개정 이후 음악, 미술과 함께 ‘즐거운 생활’로 통합됐다. 40년째 음·미·체 통합교육이 이뤄지면서 초등 1~2학년에서 체육의 정체성은 사라졌다. 국가가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곳에서 초등 1~2학년 체육교과를 독립시키지 않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현장에서는 (체육) 수업 시간에  음악과 미술을 통합시킨 어색한 놀이가 벌어지고 있다.

한 체육인은 “몸은 움직이고자 한다. 이 활동을 억제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위해”라고 했다. 초등학교 체육 교사는 “투입 대비 산출의 가성비 가장 좋을 때 아이들을 더 많이 뛰어 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생명’ ‘생기’ ‘활력’ ‘신체’ 등은 현대 사회의 주요 관심인 ‘건강’ 담론과 맥이 닿아 있다. 구체성 떨어지는 통합교육의 이상론으로 체육의 역동적 에너지를 막아서는 안된다는 고발이기도 하다.

체육은 고상한 학문체계보다 더 중요한 몸과 관련이 있다. 음·미·체 담론의 해체는 학교체육의 자기 위상 회복을 위한 소중한 발걸음으로 보인다.

  • 축구
  • 야구
  • 농구
'메시 보유 팀' 감독이 할 소리인가..."우리는 클럽 월드컵 수준에 미달"
'메시 보유 팀' 감독이 할 소리인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이 충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스페인의 스포르트는 16일(한국시각) '마스체라노 감독의 인터뷰가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팬들의 반감을 샀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日 J리그서 상대 목 조르고 퇴장, "선수 자격 영구 박탈해야"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日 J리그서 상대 목 조르고 퇴장,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다. 경기 중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지난 15일(한국시간) 일본 도쿠시마 포카리스웨트 스타디움에서는 도쿠시마 보르티스와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
드디어 ‘광주 징크스’ 극복했다…분위기 바꾼 서울, 상위권 진입 도전
드디어 ‘광주 징크스’ 극복했다…분위기 바꾼 서울, 상위권 진입 도전
프로축구 FC서울이 마침내 광주FC 상대로 승전고를 울렸다. 6경기 만이다. ‘광주 징크스’를 극복하면서 분위기를 탈바꿈한 서울은 흐름을 이어가 상위권 진입에 도전한다. 김기동 서...
권은비, 골프 웨어를 입어도 감춰지지 않는 볼륨감…몸매가 다한 스타일
권은비, 골프 웨어를 입어도 감춰지지 않는 볼륨감…몸매가 다한 스타일
권은비가 글래머러스한 자태로 골프 웨어를 소화했다.15일 권은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프장을 뜻하는 이모지와 깜짝 놀란 표정의 이모티콘을 더하며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사진 ...
강민경, 여름 알리는 청량 비주얼…얼굴부터 몸매까지 바비 인형
'65억 건물주' 강민경, 여름 알리는 청량 비주얼…얼굴부터 몸매까지 바비 인형
다비치 강민경이 인형같은 비주얼을 자랑했다.강민경은 16일 오후 "장마 시작이래요 화창한 날 벌써 그립다아…"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공개된 사진 속 강민경은 하늘색 니트 ...
이영은, 군살 없이 쭉 뻗은 각선미…최강 동안다운 장꾸 매력
'딸맘' 이영은, 군살 없이 쭉 뻗은 각선미…최강 동안다운 장꾸 매력
이영은이 최강 동안 미모를 뽐냈다.16일 이영은이 자신의 SNS에 디즈니랜드에서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공개된 사진 속 이영은은 가족들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찾은 모습이다. ...

www.7MKR.com

주의: 저희 사이트와 관련이 없는 광고를 통하여 거래하셨을 경우에 생긴 손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Copyright 2003 - 판권 소유 www.7mkr.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