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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스포츠] 21년차 최장수 배수현 치어리더 “행복합니다”
출처:스포츠월드 |20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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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것,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어느덧 21년 차.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배수현 SSG 치어리더(39)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전신 SK부터 SSG에 이르기까지 인천 야구의 역사를 함께했다. 가까이에서 팬들과 소통하며 희로애락을 나눴다. 고사리손으로 신나게 응원하던 꼬마 팬은 어엿한 성인이 됐고 하루가 멀다고 경기장을 찾았던 젊은 부부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졌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커지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춤이 좋았다

어릴 때부터 마냥 춤이 좋았다. 학창시절 댄스 동아리서 활동했다. 성인이 된 후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을 정도. 배수현 치어리더에게 야구를 알려준 이는 아버지다. 외동딸을 데리고 자주 야구장을 방문했다. 아버지의 어깨에서, 목말을 탄 채 야구를 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야구장에 가면 평소 잘 못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먹지 않는가. 그땐 스포츠 자체보다는, 먹는 재미로 더 열심히 쫓아갔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한 스포츠신문이었다. 고3 수능을 마치고 난 뒤였다. 신문 한 면에 SK 소속 치어리더의 기사가 크게 실린 것. 배수현 치어리더는 “야구장에서 봤던 예쁜 치어리더 언니였다. 당시 기사 말미에 프런트(홍보팀) 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당황하시면서도 이벤트 관련 부서로 연결해 주더라. 그렇게 면접(오디션) 볼 기회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당당히 합격한 배수현 치어리더는 연습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데뷔를 알렸다.

◆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겉으로 비춰지는 화려한 치어리더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이면엔 수많은 땀방울이 자리하고 있었다. 응원은 기본적으로 체력전이다. 3시간 넘게 웃는 얼굴로 격렬한 춤을 춘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이들이 방향성을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가 하면 크고 작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배수현 치어리더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릎에 물이 차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단상에 오를 때도 있었고 인대도 많이 다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매일 아침 1~2시간 정도 웨이트 운동을 한다. 땀을 쫙 뺀 뒤 가볍게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한다. 출근 후 동작들을 맞춰보며 경기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한 8~9년째 비슷한 루틴을 가져가는 것 같다. 나도 사람인지라 일주일에 한 번은 그래도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 기억들이 쌓여간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추억이 쌓여가는 중이다. 잊지 못할 장면 중 하나로 지난해 통합우승을 꼽았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김강민 선수의 (대타) 끝내기 홈런이 나오지 않았나. 최고참으로서의 역할에 많은 감정이 들었다.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던 선수는 은퇴 후 코치를 거쳐 감독(김원형 감독)이 되기도 했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신기했다. 지금도 가끔 지나가시면서 덕담 한마디 해주시곤 한다”고 귀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또한 강렬하게 남아 있는 키워드다. 당연했던 것들이 어려워졌다.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약간의 우울증과 대인기피증까지 왔었다”고 돌아봤다. “경제적인 부분은 다른 쪽으로 조금씩 메웠지만 심리적인 것들이 채워지지 않더라. 무대에 서서 에너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게 안 되니깐 힘들었다. 옛날 영상들을 찾아보며 버텼다. 야구장 문이 열리고 관중들의 함성이 들리던 날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 그 무엇도 막지 못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배수현 치어리더는 청각 문제를 안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알게 됐다. 담임 선생님의 제안으로 병원 검진을 받은 결과 ‘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사실 그 전까지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뒤에서 부르는 소리를 종종 못 듣는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부터 오해를 받기도 했다”면서 “의사가 되도록 시끄러운 곳을 피하라고 했는데 엄청난 앰프 소리 앞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 좋은 걸 어쩌겠나”라고 전했다.

환경 자체가 귀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금은 왼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을 향해 응원해주는 이들을 바라보며 힘을 얻는다. 특히 가족들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한 번도 반대하신 적이 없다”면서 “아버지께서 가끔 경기장에 오시는데, ‘내 딸이 배수현이다’ 자랑하시더라”고 웃었다.

 

 

◆ 도전은 계속된다

끊임없는 도전은 귀감이 되기도 했다. 현재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프로 비키니 선수로도 활약 중이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는 매력 어필이 잘 안 되더라. 건강미로 승부하고자 본격적으로 웨이트를 시작했는데 적성에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키가 176㎝다. 20대 때는 51㎏였는데 지금은 64㎏ 정도 된다. 근육으로만 늘렸다. 몸도 성장했다고 본다. 20대 때보다 지금 몸이 더 좋다”고 덧붙였다.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예전엔 딱 마흔까지만 일하고 박수칠 때 떠나자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목표가 조금 바뀌었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편견을 깨고 싶다.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한다. 현재 소속된 팀의 막내가 10대 후반이다. 20살 이상 차이가 난다. 배수현 치어리더는 “MZ세대가 쓰는 말이 좀 어렵긴 하다”면서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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