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은 마지막 고비를 꽤 넘지 못했다.

KBL의 2024~2025시즌 첫 번째 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이제 1/6이 지나갔지만, 꽤 많은 일이 벌어졌다. 예상치 못한 구도도 형성됐다.

강호로 분류됐던 일부 팀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약체로 꼽혔던 일부 팀들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뽐냈다. 이런 변수가 관계자들과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은 시즌이 길다고 해도, 이런 기대감은 분명 긍정적이다.

# 살아있는 희망

손동환 :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 이대성(190cm, G)이 시즌 아웃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서울 SK와 울산 현대모비스 등 강팀을 꽤 괴롭혔다. 이정현(189cm, G)과 코피 코번(210cm, C)이 중심을 잡아줬고, 이원석(206cm, C)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성모(187cm, G)-최현민(195cm, F)-최승욱(193cm, F) 등 에너지 넘치는 자원들의 도움도 삼성을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김아람 : 전력상 하위권을 벗어나긴 힘들지만, 조금씩 뒷심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젊은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인다.

임종호 : 김효범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이후, 삼성은 예전보다 끈기와 근성을 더 장착했다. 점수 차가 벌어져도, 끝까지 따라가는 힘이 생겼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안양 정관장전을 제외하면, 패한 경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또, LG전에선 두 자리 점수 차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박종호 : 삼성은 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고양 소노를 꺾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그리고 창원 LG와 경기에서는 극적인 역전승까지 거뒀다. 이후 정관장에 크게 패하긴 했지만, 달라진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

김진재 : 삼성의 유망주인 이원석과 차민석(200cm, F)은 그동안 확실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었던 점은,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결과와 상관없이, 찬스에선 반드시 공격을 시도한다. 적극성을 장착했다는 뜻이다. 적극성을 보인 이후, 두 선수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삼성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 한계를 보인 이유들

손동환 : 위에서 말했듯, 삼성의 경기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개막 7번째에야 첫 승을 따냈다. 크게 앞서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은 ‘턴오버’를 줄여야 한다. 동시에, ‘승부처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2024~2025시즌에도 플레이오프를 넘볼 수 없다.

김아람 : 코번과 이정현은 괜찮다. 그런데 이들만 괜찮다. 주전 의존도를 어떻게 낮추는지가 관건이다. 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임종호 : 1라운드를 2승 7패, 9위로 마무리한 삼성. 더 높은 성적표를 바라보려면, 실책을 줄여야 한다. 삼성은 현재 14.2개의 턴오버로 해당 부문 최다 2위. 턴오버를 줄여야, 지금보다 웃는 날이 더 많을 것이다.

박종호 : 코번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물론, 지난 시즌에 비해 코번 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낮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국내 선수들과 주전으로 나오는 선수들이 더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최하위를 벗어날 수 있다.

김진재 : 비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이대성이 부상 이탈하면서, 백코트진의 공백이 커 보인다. 박승재(178cm, G)가 트레이드로 합류했지만, 삼성의 경기 운영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턴오버가 많은 것이 증거다. 그러나 어시스트가 리그 1위인 점은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