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후 심판에게 모욕적 언사를 했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은 아르네 슬롯 감독의 징계 여부가 조만간 공개된다.

사건은 지난 13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펼쳐진 리버풀과 에버턴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발생했다.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에버턴은 전반 11분 베투가 선제골을 넣고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모하메드 살라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끌려갔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듯싶던 후반 추가시간 8분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에버턴이 소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기존에 주어졌던 추가시간 5분보다 훨씬 뒤에 터진 득점이었기에 양 팀 모두 감정이 격화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압둘라예 두쿠레가 리버풀 팬들의 도발에 세리머니로 응수하자 커티스 존스가 달려와 항의하면서 난투극도 벌어졌다. 마이클 올리버 주심은 두 선수에게 모두 경고 누적 퇴장 명령을 내렸다.

슬롯 감독에게도 불꽃이 튀었다. 슬롯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올리버 주심에게 다가서 악수를 하며 무어라 말했다. 예상보다 긴 시간 악수하는 슬롯 감독의 말을 들은 올리버 주심은 고민하지 않고 레드카드를 꺼내들어 슬롯 감독의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시프케 헐쇼프 리버풀 수석코치에게도 퇴장을 명령했고, 감독과 수석코치가 모두 레드카드를 받은 리버풀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었다.

당초 슬롯 감독은 2경기 징계를 받은 걸로 알려졌지만, 이는 PL 측의 실수로 알려졌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올리버의 보고서를 검토한 후 오는 17일까지 슬롯 감독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황은 복잡하다. 올리버의 보고서를 인용해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슬롯 감독의 벌금과 2경기 징계를 그대로 확정할 수도 있고, 퇴장 징계를 취소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슬롯 감독이 이의를 제기해 징계 청문회에 참석하며, 후자의 경우 다가오는 16일 울버햄턴원더러스와 경기부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리버풀을 맡을 수 있다.

만약 16일 리그 경기 이전에 징계가 결정된다면 슬롯 감독은 울버햄턴전과 애스턴빌라전에 터치라인에 있을 수 없다. 사실 더 심각한 상황은 17일에 징계가 확정되는 것인데, 이 경우 슬롯 감독은 빌라전과 맨체스터시티전 팀을 지휘할 수 없다.

한편 올리버 주심은 최근 잇단 오심 논란으로 명예가 실추됐다. 기존에는 PL에서 가장 나은 심판 중 한 명으로 거론됐으나 최근 아스널과 울버햄턴 경기에서 마일스 루이스스켈리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루이스스켈리의 반칙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아스널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해당 징계는 해제됐다.

또한 리버풀과 에버턴 경기에서도 파울이 없었음에도 프리킥을 주거나 경고가 있는 선수의 위험한 태클을 눈 감고 넘어가는 등 경기 흐름에 영향을 주는 판정이 많았다. 관련해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의 전 수장 키스 해킷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를 통해 "올리버는 더 이상 PL 최고의 심판이 아니"라며 공개적으로 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