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우완투수 다니엘 멩덴이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에서 퇴출됐다.

CPBL 소식을 전하는 ‘CPBL 스탯츠‘는 5일 대만 매체 ‘리버티 스포츠‘의 보도를 인용해 "중신 브라더스가 정기 약물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한 외국인 투수 멩덴과 계약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대만 현지 매체는 멩덴이 마리화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PBL 스탯츠는 "멩덴은 약물 규정 위반으로 CPBL에서 영구 추방을 당할 것"이라며 "마리화나는 대만에서 2등급 마약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멩덴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한 중신 구단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멩덴이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2025시즌에 대한 계약을 취소했다. 그가 지난 시즌 보여준 팀에 대한 헌신과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1993년생 멩덴은 201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4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빅리그 통산(6시즌) 65경기(선발 49경기) 309⅔이닝 17승 2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65를 마크했다. 애슬레틱스 시절이었던 2018년에는 22경기(선발 17경기) 115⅔이닝 7승 6패 평균자책점 4.05로 100이닝을 돌파하기도 했다.

멩덴은 2021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42만5000달러, 옵션 27만5000달러)에 계약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전반기에는 부상 여파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후반기 13경기 75⅓이닝 6승 1패 평균자책점 3.35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2021시즌을 마치고 외국인 선수 구성을 고민하던 KIA는 멩덴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했다. 재계약도 고려했다. 하지만 멩덴의 부상 이력과 팀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멩덴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로니 윌리엄스, 션 놀린 두 명의 외국인 투수로 2022시즌을 치른 KIA는 그해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만 뛰고 미국으로 돌아간 멩덴은 2022년 빅리그와 트리플A에서 커리어를 쌓았으며, 이듬해에는 트리플A에서만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CPBL에 진출해 중신 소속으로 25경기 154이닝 10승 3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신은 올 시즌에도 멩덴과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마주하면서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계약 해지 사유가 마리화나 양성 반응인 만큼 멩덴이 다른 팀에서도 기회를 받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대만 매체 ‘ETtoday‘는 "마리화나와 관한 소식이 나오게 되면 타 팀 이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멩덴을 떠나보낸 중신은 마리오 산체스, 니발도 로드리게스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산체스도 멩덴과 마찬가지로 KBO리그를 경험했던 선수로, 2023년 KIA 유니폼을 입고 12경기 63⅔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5.94를 마크했다. KIA와 재계약이 불발된 이후에는 CPBL과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