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3월에 펼쳐진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마친 축구대표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요르단과 8차전서 1-1로 비겼다.

4승 4무를 기록한 한국은 8경기 연속 무패(승점16)로 B조 조 선두 자리는 유지했지만, 조기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경기 2무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 홈에서 남긴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다소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까지 치른 3차 예선 8경기를 보면 대표팀은 원정서 3승1무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반면 홈에서는 1승 3무로 다소 부진했다. 한 때 대표팀 성적이 부진한 시절에도 ‘안방 호랑이’로 불리며 홈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기에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국내 그라운드 잔디 컨디션이 계속해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는 상대도 똑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도 홈에서의 저조한 성적과 관련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5일 요르단과 무승부 이후 기자회견서 “홈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홈경기서 부담을 갖지 않나 생각이 든다. 또한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언급한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는 정몽규 회장의 4연임 이후 아직도 싸늘한 여론, 홍 감독을 향한 팬들의 무관심 등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단 분위기와 시차문제를 겪는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등이 꼽히고 있다.

싸늘한 팬심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경기력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대표팀 핵심 전력들이 유럽파인 만큼 장거리 비행 이후 하루 정도 손발을 맞추고 곧장 첫 경기에 투입되다 보니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올 리 만무하다는 평가다.

이에 A매치 2연전서 주전 왼쪽 풀백으로 나선 K리거 이태석(포항)이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처럼 홍명보 감독이 K리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올 시즌 소속팀 토트넘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손흥민의 경기력도 대표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고 있는 손흥민은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결정력을 과시했지만 올 시즌에는 현재까지 7골(9도움)에 그칠 정도로 예년에 비해 저조한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에서 골맛을 본 것은 지난 9일 본머스전 페널티킥 득점이 마지막이다. 필드골로 한정하면 지난 1월 15일 아스날전이 마지막이었다. 아스날전 이후 손흥민은 리그서 6경기 연속 침묵에 빠지기도 했다.

손흥민은 요르단전에서 코너킥을 통해 전반 5분 만에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돕긴 했지만 A매치 2경기서 무득점에 그치며 파괴력이 예전 같지 않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플랜B 마련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도 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과감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