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의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나란히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다. 두 나라 모두 결승까지 살아남는다면 대회 마지막 경기에선 남북전이 성사될 전망이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13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백기태호는 17일 오후 11시 오카드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4강전을 치른다. 우리나라의 이 대회 마지막 우승은 2002년이다. 지난해에는 결승에 진출했지만 일본에 0-3으로 완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 일본은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해 일찍 짐을 쌌다.

이날 백기태호의 승리는 기적에 가까웠다. 한국은 수차례 타지키스탄 골대를 향해 슈팅을 시도한 끝에 후반 22분 가까스로 선제골을 이끌어 냈지만, 이후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까지 순식간에 내줬다.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후반 추가 시간 VAR로 타지키스탄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면서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고, 키커로 나선 김지성이 2-2 동점을 만들어 기사회생했다. 승부차기에선 5명이 모두 득점한 가운데 골키퍼 박도훈(대구 U-18)이 한 차례 선방에 성공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같은 날 북한도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됐던 우리나라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C조 1위 인도네시아는 북한에 대패하며 8강에서 발길을 돌렸다.

북한의 4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은 8강에서 아랍에미리트를 3-1로 제압하고 올라온 강력한 상대다. 두 팀은 18일 오후 2시 15분 킹 파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한국과 북한이 4강에서 상대팀을 격파하면, 결승에선 남북전이 성사된다. 결승은 21일 오전 0시 킹 파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북한의 마지막 우승은 2014년으로, 올해 11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